［대전=이권형 기자］늦가을 찬바람이 쌩~하니 불면서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시기다. 그러나 옛날의 뜨끈한 아랫목은 아련한 추억일 뿐 지금은 어딜 가도 그 느낌을 살릴 수 없다. 문제는 난방재가 변화한 탓이다. 분명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나 대신 건강에 좋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온돌, 나무, 황토 등 우리 전통 주거문화의 주재료들이 지금은 가스, 전기, 히터 등으로 바뀌었다. 만약에 과거와 현재의 재료를 조화롭게 맞물릴 수만 있다면 옛날 우리의 우수한 온돌문화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난방가구의 선도 기업인 온돌라이프 양철훈(40) 대표가 편백나무 온열침대를 개발하게 된 동기다.
편백나무 온열침대는 아랫목 윗목의 개념을 접목시킨 전통 온돌방식 침대의 개량형이다. 구리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열전도 속도를 지닌 손가락 두께의 쇠 파이프인 히트파이프 안에 소량의 물을 채워서 진공상태로 밀봉시킨 다음 열을 가해주면 물이 기체로 바뀌며 기화열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미국 NASA에서도 사용하는 기술이며 별도의 물 보충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기열을 가해주는 곳이 아랫목, 파이프의 끝부분이 윗목이다. 전문가들에게 검증된 사실이지만 수면을 취할 때 ‘다리는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원리를 적용시킨 것이다.


특히 이 침대는 삼림욕을 할 때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편백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phytoncide:나무가 병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물질) 성분을 가장 많이 발산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히노끼라고 하는 온천 목욕 욕조로 쓰이고 있는 이 나무는 한 그루만 있어도 주위에 진드기 등 해충이 없어지는 효과가 있다. 강력한 항균작용 효과로 아토피 환자에게는 더욱 좋다.실제로 회사 홈페이지의 고객 사용 후기에는 고질적인 아토피에 큰 효과를 봤다는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었다. 양 대표는 내년 초 편백나무 침대를 해외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의 우수한 ‘아랫목 윗목’ 온돌 난방문화를 외국인들에게도 체험시키기 위함이다.
대학시절 발명동아리 회장을 할 만큼 발명에 관심이 많은 양씨는 침대에 관련된 특허만도 20여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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