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조선대학교 창업보육센터 내에 위치한 한 기술창업기업.

여느 사무실과 달리 커다란 침대와 나무로 만든 다양한 가구들이 눈에 띕니다.

섭씨 40도 이상으로 따뜻함을 자랑하는 이 온열 침대는 이 회사 대표인 양철훈 씨가 20여 년 동안 연구해 만든 제품입니다.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며 전자파로 인한 만성피로에 시달리다 전통 온돌 방식의 침대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 창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양철훈/온열침대 기술창업기업 대표 : 전자파 이런 것들이 굉장히 몸이 피곤하더라고요. 피곤하지 않도록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따뜻하게 하는 기술이 없을까.]

전자파 걱정이 없으면서도 빨리 열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구리보다 열전도율이 1천 배 이상 빠른 첨단소재인 '히트파이프'!

한 번 가열되면 시간당 15W(와트)에서 20W 정도의 적은 전력으로도 온도유지가 가능해 경제적입니다.

이렇게 개발한 히트파이프 난방방식은 관련 특허만 국내외 약 20여 개에 이를 정도. 하지만 무리한 투자로 빚을 떠안게 되고 사업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양철훈/온열침대 기술창업기업 대표 : 2006년에는 1천만 원이라는 아주 적은 자금이죠? 그 돈으로 다시 시작을 했었죠. 그러던 차에 정부에서 우수 신기술 보육 사업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 신기술에 저희가 (선정)돼가지고 8,500만 원을 받았는데 그게 엄청난 시드머니(종자돈)가 되었습니다.]

정부지원 자금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 뒤 본격적으로 친환경 온열 침대 제작에 나섰는데요. 이때 양 씨의 관심을 끈 것이 편백나무였습니다.

[양철훈/온열침대 기술창업기업 대표 : 편백나무 방에서 6개월 정도 자면서 아 내가 마시는 공기를 나무가 이렇게 정화시켜주고 좋은 향이 좋은 역할을 하는구나]

전라도 지역에서 80% 이상 생산되는 편백나무는 여러모로 안성맞춤인 소재였지만 가공이 까다롭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기계로 깎으면 모양새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고온에 쪄낸 편백나무를 일일이 손으로 깎아야 하는 고된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데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꼼꼼한 설계로 이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디자인 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20~30대의 젊은 직원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김영진/온열침대 기술창업기업 직원 : 여기는 기술이 있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양철훈/온열침대 기술창업기업 대표 : 20~30대를 뽑으면 뽑을수록 회사 수명이 길어집니다. 그 친구들이 10년 후엔 베테랑이 될 것이고 20년 후에는 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될 것 같아서]

이 기술창업기업은 현재 난방 가구는 물론 친환경 인테리어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과 친환경 소재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난방 가구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는 이 기업이야말로 기술창업기업의 모범답안이 아닐까요?